2007. 6. 28.

(Movie)두번째 사랑(Never Forever)

두번째 사랑 (Never Forever, 2007)


101분 개봉 2007.06.21

감독 :김진아

출연 :베라 파미가, 하정우




"사랑해요.."






그때까진,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거라고 이야기하던 게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본다는 것. 불륜이었다.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그건 절대 로맨스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달라진다. 가끔은, 용서할 수 도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본인의 로맨스가 된다면 말이다. 절망과 슬픔의 나날속에서 그 실낱같은 끈이라도 잡고 살아나고 싶다면.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를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하루하루 근근히 일을 하며 살아가는 지하, 그리고 잘나가는 재미교포와 결혼했지만 결코 그에게 합류할 수 없는 백인여인 소피.

자꾸만 자살을 시도하는 불안정한 남편을 보면서 점차 힘들어지는 소피는, 그 위태로운 생활을 구하기 위해 남편과 흡사하다고 생각되는 지하를 찾아온다. 한번 섹스 할때마다 300달러, 임신이 확인된다면 3만달러. 안정을 찾기 위한 아주 위험한 거래가 시작된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섹스약속들을 지켜나가면서 지하는 지독하게 푸른 눈이지만 그만큼 슬픈 아우라를 가진 그녀가 궁금해진다.

두 사람이 전혀 다르기에 서로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지하의 분노가 폭발하며 터져나온 감정으로 인해 두사람의 일방적이기만 했던 관계가 무너진다. "돈을 주고 한건 내가 처음인가요!!" "돈을 받고 한건 내가 처음인가요!!"라고 서로 외치는 다른언어의 다툼. 알수 없는 질투가 분노로 변하고 결국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 그리고 그 뒤로 흐르던 계속 영화의 긴장감과 그 텐션있는 감정선을 늦추지 않던 현악기의 선율. 목적과 돈이 얽힌, 사랑이 없어야만 가능한 관계가 '사랑'이라는 것이 시작되면서 얼마나 위험해지는지,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준다. 일상생활, 사소한 옷차림까지.. 길바닥에서 부서진 의자를 집어들고돌아오거나 보풀가득한 이불을 가지고 살던 지하는 복숭아, 꽃..면이불. 그녀를 위한 물건들로 방을 채우기 시작한다. 병균으로 가득찬 세상에 온것마냥 옷을 벗고나서 그 옷을 가지런히 비닐봉투에 챙기던 소피는 그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게 잠을 잘수 있게 된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과 결혼을 했고,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했던 그녀가 남의 아이라는 것을 안 남편이 화를 못참고 발길질을 해댈때, '내 아이'라면서 울고 불며 신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친다. 아마도 거기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던 것같다. 여자가 어머니가 되는 순간. 혹은, 행복해질 나를 찾으려던 순간.


서로를 향한 소박한 변화하나하나가 눈에 보였던 영화였기에, 과감히 생략해버린 엔딩이 아쉽지가 않았다.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관객에게 미래를 맡겨버리는 영화가 이리도 밉지 않아져 버린걸까. 파도소리, 나부끼는 원피스, 그리고 그녀의 아이. 분명히 그녀손으로 찾은 그녀의 미래이기에 이렇게나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