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신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남편될 사람 친구라는데 그 둘 부부와 그 사람들의 아이셋과 한방에 있었다. 남자는 안경을 쓰고 배가 나왔고 두건을 쓰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비쩍 마르고 건조한 머리를 그저 한웅큼 쥐어 묶은 전형적인 아이들에게 치이는 가정주부같은 모습이었다.
남편이 될 사람이 왔다. 다부지진 못했지만 키가 컸고 아기들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람이라서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다. 조금 긴 머리에 남은 염색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내일은 미용실에 가자고 말을 하며 안겼다. 친구부부와 우리는 잠시 아이들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때 내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기한을 알수가 없었다. 4~5년 후에 건강이 나빠져서 죽을지도 모른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같다. 그런데 남편이 될 사람이 어차피 죽을 거라면 저 부부의 대리모를 해주고 죽어라 한다. 한참이나 멍한 머리를 다스리지 못해 울어야 했다. 울다 울다가 그렇다면 나는 우리 아이를 두명을 낳고 저 사람들의 대리모를 해주겠노라고 했다. 남편이 될 사람은 그건 좋지 못한 방법이라고 했다. 내 흔적이 남는 세상은 바라지 않는 다고 했다. 자신 혼자 남아 어떻게 우리 아이를 키우냐고, 사실 이 결혼조차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안경너머로 보이는 그 사람눈이 너무나도 차가와 어떻게 말을 할수가 없었다. 어차피 죽을 몸이라 그렇다면 나는 이 사람들의 대리모를 해주라는 부탁을 왜 들어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을 했다. 나보고 이기적인 여자라고 말을 했다. 내가 손을 붙잡고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사랑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아니었던 것같았다. 친구의 아기 중 딸아이가 내게 안겼다. 엄마를 닮아 다섯살무렵인것같아 보이는데도 말랐다. 양갈래로 묶은 아이의 머리카락은 엄마의 그것과는 다르게 보드라웠다. 아이를 꼭 안으니 아이 특유의 젖내가 났다. 아이를 붙들고 울으니 아이가 울지 말라고 눈을 만져주었다.
그렇게 아이가 좋으면 하나 낳아주지 그러냐고 남편이 될 사람이 말한다. 아니, 이제는 남편이 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에게 모진 소리를 못하는 나였다. 아이의 눈은 까맣고 피부는 여렸다. 아이를 방에 내려놓고 그 방에서 나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