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8.

2010.07.18. 떼오얀센전.

떼오얀센전을 보기 위해 과천에 다녀왔다. TED에서 처음 그의 작품들을 보던 날,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 수많은 관절들과 진화(라기보단 작가를 통한 진화지만, 분명 진화다.)하는 형태와 모습들이 새로웠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가본 과천과학관에서의 전시는 "고정"되있어 그 수많은 아니마리스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없다. 시연하는 두가지 작품만이 시간에 맞추어 앞뒤로 움직일 뿐이다. 그나마 체험하는 아니마리스 한마리가 있어서 앞뒤로 왔다갔다 했는데, 신기하고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다.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 움직이는 해양생물체가 온다였던가. 그 광고문구처럼 딱 초등학생을 타겟으로 한 전시여서 주말이나, 시간대가 잘 못 맞으면 초글링들과 무개념 학부모들과 함께 전시를 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자면 시연중에 고무관절부터해서 발관절까지 일일이 다 손으로 뜯어만져보는 학부모 + 초글링, 이라던가 그깟거 촬영한다고 아이폰을 남의 눈높이로 든채 피해를 주는 지 마는지 신경도 쓰지 않는 학부모,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신경도 쓰지 않으며 재미없으면 집에 가라는 협박을 하는 학부모 등이 있겠다. 2전시관에선 손대지말라는 표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기랑 신나게 무언가 조립해대며 놀다가 애기 손에 그대로 들고 가는 가족도 있었다. 아기를 보다가 "얘, 아가. 그거 놓고가야지."했더니 아기는 벙찐 표정으로 나를 보았고, 이내 아빠(라는 놈)에게 달려가 "이거 놓고가야한대"라고 했더니, 아빠(라는 놈)이 누가 그러냐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내_돈_주고_전시_들어왔으니_다_내꺼.txt 랄까.



나오는 길에 15000원주고 에코백도 하나 샀건만, 이놈의 가방에서 괴상한 냄새가 났다. 차마 들고다니기 어려운 냄새여서 넣었다 뺐다 계속 반복했다지. 집에 와서 세제에 담가놨더니 또 기괴하게 부분 표백이 되어 본의아니게 빈티지백이 되었다.(라고 쓰고 그냥 물빠진 걸레가방이 되었다라고 읽는다.)

집에 오는 길에 이마트에 들려서 와인과 맥주를 샀다. 나는 아직 긴축재정인 탓에 와인 한병을 들었고, 그는 저렴이지만 완소라는 와인 세병과 맥주를 사고도 4만 5천원을 냈다! 정말 완소인 가격이라고밖엔 말 할 수 없다.

분명 목적은 평양면옥 + 밀탑 우유빙수의 콤비를 즐기려고 했으나, 평양면옥의 대인배 양을 무시한 탓에, 압구정 현대 와인코너까지밖엔 가지 못했다. 후줄근한 아이가 와서 15만원부터 5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을 자랑하는 고가와인을 보며 침만 삼키니 꼬라지가 볼만 했겠다는 생각도 했다.


+ 지인의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나름 긴 이야기를 들었고, 뜻밖에도 마음이 뭉클해졌다. 진부하지만 뭉클하다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정말 어딘가 쥐여 뭉쳐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삶을 산다는 것에 있어 언제나 "능숙"하기만을 바라는 내겐 타인의 삶이란 언제나 비교의 대상이다. 그러지 말아야지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만. 나도 오롯한 내 삶을 살려고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