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흐름이 조금은 완만해져가고 있다. 격한 흐름을 보이던 지난 주는 스스로 견디기 참 힘든 시간이었다.
여름이라지만 건물안에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도 어려운 더위로 반나절도 안되어 땀으로 범벅이 되고, 언젠가 겨울이 오긴 오는 걸까 하는 세살박이같은 생각을 했다. 새벽에도 우는 매미소리에 깰 법도 하건만 요란했던 천둥소리에 깼을 뿐 편안한 잠을 잔다. 경계를 밟고 있는 시간들이 계속된다. 경계를 밟고 부끄럼많은 시간과 낯선이들의 냄새를 맡다보면, 그저 돌아서는 게 나은가 싶기도 하다. 끊어냄이 그저 담백한 사건이 될 수 있다면 나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 한번도 내게 다정함을 보여주지 않았던 이 도시 안에서 숨어 끄적이는 이 글귀와 그려내는 그림과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한다.
차가운 물과 따듯한 살과, 그리고 먹먹하지만 사랑스러운 말이 있었다. 어제.
잠깐 코바느질을 하던 중에 밀어닥치듯 알수 없는 감정이 찾아와 옆방을 보았을 때에도 그가 거기 있었다. 한밤중에, 쏟아내는 피와 두통에 깨어 잠깐 눈을 떴을 때 그때도 그가 곁에 있었다. 나지막한 숨소리와 선풍기소리가 겹쳐 방안을 메우고 있었다. 별것 아닌 데도 나는 그것이 먹먹해 울었다. 나는 지금 이전과 지금 이후를 곧 잊어버릴 것이다. 최소한의 느낌만을 가슴에 묻은 채 나머지는 모두 잊어버려 그 아련함을 찾아 또다시 숨을 쉬며 더듬어 찾아 깨알같은 기억을 뒤질 것이다.
언제나 얼룩이 져있던 삶이 이대로 멈춰버린다 해도 내겐 책임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점점 무언가 향하고 싶은 지점이 커져가면서, 목표가 확고해지면서 어색하지 않아지는 꿈들에게 내어주는 자리가 커져간다. 오래전의 나에게 무안해지는 순간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